[삶의 한가운데] by 루이제 린저
1929년 9월 8일 의사이자 교수 슈타인이 환자였던 니나를 처음 만나면서
1947년 9월 8일까지 18년간 니나와의 관계를 일기형식으로 쓴 책.
p20~
나는 그래서 공허하며 피곤을 느낍니다. 스스로가 가치 없어보입니다.
삶에 대한 공포, 살아야한다는 것에 대한 공포입니다.
여러가지 대답이 나옵니다.
내가 인생에서 아무것도, 어떤 의미 있는 것도 이루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
내 인생은 그냥 실수를 저질렀으며 영원히 내 인생은 작은 궤적 속에서 움직일 뿐이라는 불안감들입니다.
p27~
내가 인생의 무의미함에 대해 깊게 탄식했을 때
니나가 한말을 기억한다.
'만약 어떤 사람이 인생의 의미에 대해 묻는다면 그는 그 의미를 결코 알지 못할 거예요.
그것은 묻지 않는 자만이 해답을 알아요.'
p77~
자기 자신도 모르면서 인간이 무엇인지 알겠다는 것은 웃기는 일이야.
우리는 자기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고 자기 자신과 게임을 할 수 있어.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이 될 수 있어.
p127~
나는 오래전부터 사람은 누구나 외로운 것이며 이것은 어떻게 할 수 없는
무서운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얼마전에 제가 당신을 찾았을 때, 나는 얘기해야만 할 게 많았습니다.
그러나 그 때 갑자기 이것은 아주 무의미한 일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해 이야기해서는 안됩니다.
순전한 이기심에서 나온 것이라 해도 안됩니다.
왜냐하면 마음을 쏟아버리고 나면 우리는 이전보다 더욱
비참하고 두배나 더 고독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자기 속을 보이면 보일수록 타인과 더욱 가까워 진다고 믿는 것은 환상입니다.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말없는 공감이 제일입니다.
p151~
우리는 영웅이 아니야. 가끔 그럴 뿐이야.
우리 모두는 약간은 비겁하고 계산적이고 이기적이지.
위대함과 거리가 멀어.
내가 그리고 싶은게 바로 이거야.
우리는 착하면서 동시에 악하고, 영웅적이면서 비겁하고, 인색하면서 관대하다는 것,
이 모든 것은 밀접하게 서로 붙어 있다는 것,
그리고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한 사람으로 하여금 어떤 행위를 하도록 한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아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걸 말야.
모든 것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데도 그것을 간단하게 만들려는게 나는 싫어.
p171~
팔십세가 돼서까지 악의를 품고 있고, 고집불통이며, 시기하고, 이기적이며, '
끝없이 탐욕스럽다면 인생이란 뭐죠?
인생에 치인 또 다른 사람들은 보람이 없었다고 말해요.
나는 나이가 들면 좋아지리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늙는 것에 두려워 해 본적이 없었어요.
그러나 내가 그렇게 된다면? 그러면 나는 도대체 무엇 때문에 사는 것인가요?
.
.
.
.
니나의 성장 일기 같기도 하고 슈타인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 같기도 하다.
한 인간이 살아가면서 가졌을 모든 감정들이 이 책 속에 있다.
나 또한 삶의 한가운데서 과거와 현재, 미래를 생각한다.
과연 난 잘 살아가고 있는가???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하며 아껴 본적이 있는가???
<루이제 린저의 말>
사람들은 나이 삼십에 늙기를 시작해야 한다.
그것은 멋진 일이다.
사람들은 실제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가를 알게 된다.
지성과 철학적 혜안을 통해 큰 자유에 도달한다.
삼십 이전에는 고통과 격정에 완전히 자신을 맡겨야 한다.
모험을 감행해야 한다.
그렇다. 털 뽑힌 호랑이가 되어야 한다.
안 그런 경우 맥없는 고양이일 뿐이다.
고통과 격정에 헌신하지 못하는 사람은 죽을 수도 없다.
죽는다는 것은 마지막 헌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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