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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마음책방15

[하얼빈] by 김훈 김훈의 장편소설하얼빈 첫 문장1908년 1월 7일, 일본 제국 천황 메이지는 도쿄의 황궁에서 대한제국 황태자 이은을 접견했다. 이은은 열두 살이었다. 한국 통감 이토 히로부미가 한국 황태자의 보육을 책임지는 태자태사의 자격으로 작년 말 이은을 서울에서 도쿄로 데려왔고 이날 메이지의 어전으로 인도했다. 저는 요즘 책을 읽을 때 첫 문장, 첫 페이지에 주목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이번 하얼빈의 첫페이지 첫 문장은 순종의 이복동생 이은이 황태자로 일본유학이라는 명목하에 인질로 가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을사늑약으로 일본유학을 반대할 수 없었던 순종의 마음은 어찌했을지. 작가는 말합니다. 이 글을 이어간 단어는 '포수', '무직', '담배팔이' 였다고.안중근은 체포된 후 일본인 검찰관이 진행한 첫 신문에서 자신의.. 2024. 12. 12.
[작별인사] by 김영하 외로운 소년이 밤하늘을 본다지켜야 할 약속이 있다 책을 읽으면서 영화 '알리타'를 생각했다.AI시대가 점점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 지금!어쩜 이런 일은 먼 미래의 얘기는 아닐 것이다. '작별인사'라는 제목에 대해 김영하작가는 이렇게 말했다."제목을 '작별인사'라고 정한 것은 거의 마지막 순간에서였다. 정하고 보니 그동안 붙여두었던 가제들보다 훨씬 잘 맞는 것 같았다. 재미있는 것은 '작별인사'라는 제목을 내가 지금까지 발표한 다른 소설에 붙여보아도 다 어울린다는 것이다." "이 년 전 초고를 쓰던 시절의 가제는 '기계의 시간'이었고, 어쩌면 '작별인사'보다 근데 더 어울리는 제목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기계의 시간'이라는 제목이 이 소설에 맞지 않게 되었다. 지금으로선 '작별인사'보다 더 맞춤한 .. 2024. 12. 2.
[아티스트 웨이] by 줄리아 캐머런 ; 마음의 소리를 듣는 시간 아티스트 웨이세상의 모든 소리에 귀 기울여 나를 바꾸는 법  사실 아티스트 웨이(나를 위한 12주간의 창조성 위크숍)를 인스타 인친님의 글을 보고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도서관과 서점에서 찾아봤더니 저희 동네 도서관에는 없고 새책은 절판이라 재입고 예약을 해놓은 상태이나 몇 달째 연락이 없더라고요.그래서 중고를 알아봤는데 가격이 원래 판매가보다 2배정도 비싸게 팔아서 구매를 포기했습니다.아쉽지만, 비슷할꺼라 생각해서 도서관에 있는 책을 빌렸습니다.그 책이 바로 '마음의 소리를 듣는 시간' 6주간 듣는 연습을 실천해보는 책인데요.사실 듣는다는게 참 어렵더라고요.혼자 걸으며 주변의 소리를 듣는 것도 잡생각이 떠올라 잘 듣지 못하고 가족과 대화할 때 연습해 보려고 해도 쉽지 않았습니다.가족들이 말할때 제가 .. 2024. 11. 29.
[아버지의 해방일지] by 정지아 아버지의 해방일지정지아  첫 문장아버지가 죽었다.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평생을 정색을 하고 살아온 아버지가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진지 일색의 삶을 마감한 것이다. 만우절은 아니었다.아버지의 죽음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빨치산의 딸, 빨갱이의 딸은 어떤 마음으로 살아갔을까?사실 글은 그 고통을 적나라하게 표현하지 않는다.아버지의 가족들이 겪었을 고통이 그 시대를 살지 않아서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정지아작가의 말을 통해 어렴풋이 짐작만 할 뿐이다.정지아작가의 말'아버지의 해방일지'는 나 잘났다고 뻗대며 살아온 지난 세월에 대한 통렬한 반성이다. 나름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했는데 나이 들수록 잘 산 것 같지가 않다. 나는 오만했고 이기적이었으며 그래서 당연히 실수투성이였다. 신이 나를 젊은 날로 돌려보내준다 .. 2024. 11. 24.
[저만치 혼자서] by 김훈 1. 명태와 고래 p16.이춘개는 아침 아홉시에 북부 제3교도소에서 출소했다. 간첩죄, 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십사 년을 선고받고 십삼 년을 복역한 뒤 삼일절 특사로 잔여 형기 십 개월이 사면되었다. 만기 출소나 별 차이 없었다. p45.전시 기간은 일주일이었는데, 이춘개는 전시회가 끝나는 날 사체로 발견되었다. 이춘개는 여인숙 주인에게 두 달 치 숙박비를 미리 지불했고, 포구 안 음식점에 외상값은 없었다. 이춘개가 쓰던 방에서는 붓 한 자루와 벼루, 그림을 그리다 만 화선지 몇 장, 현금 삼천원과 옷가지 몇 점이 나왔다. p46.이춘개가 죽은 해 겨울에 명태가 많이 잡혔다. 명태는 물결처럼 밀려내려왔다. 먼바다에서 고래들이 솟구치며 연안으로 다가왔다. 2. 손 p53.나는 사내에게 목례를 보냈다. 사내의.. 2024. 11. 22.
[막다른 골목의 추억] by 요시모토 바나나 다섯편의 치유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사람은 살아가며 본의 아니게 많은 상처를 받는다. 이 책으로 조금의 위안이 되길 바란다. 1. 유령의 집 p26. 장례식에는 할머니가 만든 갖가지 음식을 먹고 때로 의논거리를 들고 오기도 했던, 당시에는 젊었떤 할아버지들이 검은 양복을 입고 줄줄이 나타났다. 그리고 가게에서 데이트를 했던 얘기, 실연하고서 가게를 찾아와 할머니가 만든 새우튀김을 먹었다는 추억담 등, 이런저런 의미의 배경이 된다는 게 얼마나 굉장한 일인지, 나는 감동하고 말았다. p60. 내가 만든 음식이 누구에게나 마지막 식사가 될 수도 있다. 그런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항상 잊지 말자고 다짐한다. p63. 그리고 언젠가는 우리도 그 부부처럼, 거의 흔적조차 남기지 않은 채 사라지리라. 그것은 언뜻.. 2019. 10.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