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2 [하얼빈] by 김훈 김훈의 장편소설하얼빈 첫 문장1908년 1월 7일, 일본 제국 천황 메이지는 도쿄의 황궁에서 대한제국 황태자 이은을 접견했다. 이은은 열두 살이었다. 한국 통감 이토 히로부미가 한국 황태자의 보육을 책임지는 태자태사의 자격으로 작년 말 이은을 서울에서 도쿄로 데려왔고 이날 메이지의 어전으로 인도했다. 저는 요즘 책을 읽을 때 첫 문장, 첫 페이지에 주목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이번 하얼빈의 첫페이지 첫 문장은 순종의 이복동생 이은이 황태자로 일본유학이라는 명목하에 인질로 가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을사늑약으로 일본유학을 반대할 수 없었던 순종의 마음은 어찌했을지. 작가는 말합니다. 이 글을 이어간 단어는 '포수', '무직', '담배팔이' 였다고.안중근은 체포된 후 일본인 검찰관이 진행한 첫 신문에서 자신의.. 2024. 12. 12.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by 파울로 코엘료 다른 사람에게 일어난 끔찍한 일을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마치 당장이라도 달려가 그를 돕고 싶다는 듯 아주 근심스런 표정을 짓지만, 실제로는 타인의 고통을 보면서 그들 자신은 그나마 행복하다고 삶이 그래도 그들에게는 관대했다고 믿으며 즐거워한다. 그녀가 삶이 자연스레 강요한 것을 결국 받아들이고 만 것은 그녀 자신이 모든 것을 '그 딴 바보짓'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춘기 시절, 그녀는 뭔가를 선택하기에는 아직 때가 너무 이르다고 생각했다. 어른이 되었을 때는 뭔가를 바꾸기에는 이제 너무 늦었다고 체념했다. 지금까지 무엇 하느라 내 모든 에너지를 소비한 거지? 그것도 내 삶에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게 하느라고. 진정한 사랑이란 시간에 따라 변모하고 성.. 2019. 3. 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