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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6

[막다른 골목의 추억] by 요시모토 바나나 다섯편의 치유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사람은 살아가며 본의 아니게 많은 상처를 받는다. 이 책으로 조금의 위안이 되길 바란다. 1. 유령의 집 p26. 장례식에는 할머니가 만든 갖가지 음식을 먹고 때로 의논거리를 들고 오기도 했던, 당시에는 젊었떤 할아버지들이 검은 양복을 입고 줄줄이 나타났다. 그리고 가게에서 데이트를 했던 얘기, 실연하고서 가게를 찾아와 할머니가 만든 새우튀김을 먹었다는 추억담 등, 이런저런 의미의 배경이 된다는 게 얼마나 굉장한 일인지, 나는 감동하고 말았다. p60. 내가 만든 음식이 누구에게나 마지막 식사가 될 수도 있다. 그런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항상 잊지 말자고 다짐한다. p63. 그리고 언젠가는 우리도 그 부부처럼, 거의 흔적조차 남기지 않은 채 사라지리라. 그것은 언뜻.. 2019. 10. 4.
[클리조어의 마지막 여름] by 헤르만 헤세 p24 인생이란 얼마나 짧은 것인가? 또 모든 것을 되돌릴 수 없는 것 아닌가? 단지 어리석은 나약함과 편안함 때문에, 친구에 대해 전혀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욕심, 친구에게 어떤 비밀도 숨기지 않으려는 욕심, 친구에게 어떠한 침착한 태도도 유지하지 않으려는 욕심, 단지 어린애같이 점잖지 못한 욕심 때문에, 지금 나는 자신의 에술을 완전하게 이해해 주고, 자신과 근접해 있고 자신에 필적하는 예술성을 지닌 유일한 친구, 이 유일한 친구를 놀라게 하고 부담스럽게 해서 침묵하게 하고 마음을 가라앉게 만들었다. 이 얼마나 어리석고 어린애같은 짓이었는가? 그렇게 클링조어는 벌 받는 것이다. 너무나도 늦게 말이다. p58 나는 영속과 불멸인 척하지만, 실은 가장 덧없는 녀석, 가장 회의적인 녀석, 너희들.. 2019. 9. 3.
[질투] by 알랭 로브그리예 [질투] by 알랭 로브그리예 ​ ​ A는 여전희 밝은 빛깔에 깃이 빳빳하고 몸에 딱 붙는 드레스를 입고 있다. 점심 때도 입고 있던 것이다. 크리스티안은 헐렁한 옷일수록 더위를 견디기에 수월하다고 여러차례 그녀에게 말했다. 그러면 A는 그저 미소 짓고 마는 것이었다. 그녀는 더위를 타지 않는다. 훨씬 더운 기후, 예컨대 아프리카와 같은 기후도 겪었지만, 아무렇지 않게 견디었던 것이다. 게다가 그녀는 추위에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어디를 가도 불편을 모른다. 그녀가 고개를 돌리자 검은 머리 타래가 물결치듯 양 어깨와 허리 위에서 부드럽게 움직인다. ​ ​ A는 프랑크의 의자와 자신의 의자를 사무실 창문 밑에 나란히 놓이도록 했다. 이렇게 해서 그녀의 자리 왼편으로는 프랑크의 의자가 오른편으로는 술병이 놓인.. 2019. 9. 1.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by 파울로 코엘료 다른 사람에게 일어난 끔찍한 일을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마치 당장이라도 달려가 그를 돕고 싶다는 듯 아주 근심스런 표정을 짓지만, 실제로는 타인의 고통을 보면서 그들 자신은 그나마 행복하다고 삶이 그래도 그들에게는 관대했다고 믿으며 즐거워한다. 그녀가 삶이 자연스레 강요한 것을 결국 받아들이고 만 것은 그녀 자신이 모든 것을 '그 딴 바보짓'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춘기 시절, 그녀는 뭔가를 선택하기에는 아직 때가 너무 이르다고 생각했다. 어른이 되었을 때는 뭔가를 바꾸기에는 이제 너무 늦었다고 체념했다. 지금까지 무엇 하느라 내 모든 에너지를 소비한 거지? 그것도 내 삶에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게 하느라고. 진정한 사랑이란 시간에 따라 변모하고 성.. 2019. 3. 4.
가면 가 면 나한테 속지 마세요. 내가 쓰고 있는 가면이 나라고 착각하지 마세요. 나는 몇 천 개의 가면을 쓰고 그 가면들을 벗기를 두려워한답니다. 무엇 무엇하는 '척'하는 것이 바로 내가 제일 잘하는 일이죠. 만사가 아무런 문제 없이 잘 되어 가고 있다는 듯, 자신감에 가득 차 있는 듯 보이는 것이 내 장기이지요. 침착하고 당당한 멋쟁이로 보이는 것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게임이지요. 그렇지만 내개 속지 마세요. 나의 겉모습은 자신만만하고 무서울 게 없지만, 그 뒤에 진짜 내가 있습니다. 방황하고, 놀라고, 그리고 외로운. 그러나 나는 이것을 숨깁니다. 아무도 모르는 비밀입니다. 나는 나의 단점이 드러날까 봐 겁이 납니다. 그러나 이것을 말할 수는 없어요. 어떻게 감히 당신께 말할 수 있겠어요. 나는 두렵습니.. 2018. 6. 23.
벨벳 토끼: 장난감 말과 토끼가 나누는 대화 중에서 "나는 '진짜' 토끼가 되고 싶어. 진짜는 무엇으로 만들어졌을까?" 잠자는 아이의 머리맡에서 대로 들어온 장난감 토끼가 아이의 오랜 친구인 말 인형에게 물었다. "진짜는 무엇으로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는 아무 상관이 없어. 그건 그냥 저절로 일어나는 일이야." 말 인형이 대답했다. "진짜가 되기 위해서는 많이 아파야 해?" 다시 토끼가 물었다. "때로는 그래. 하지만 진짜는 아픈 걸 두려워하지 않아." "진짜가 되는 일은 갑자기 일어나는 일이야? 아니면 태엽 감듯이 조금씩 조금씩 생기는 일이야?" "그건 아주 오래 걸리는 일이야." "그럼 진짜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해?" "아이가 진정 너를 사랑하고 너와 함께 놀고, 너를 오래 간직하면, 즉 진정한 사랑을 받으면 너는 진짜가 되지." "사랑받으려면 어떻게 .. 2018. 6.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