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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마음글방

졸업 끝이 아닌 시작이길

by 개미마음 2025.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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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고등학교 졸업식이었다.

사실 졸업식을 갈까 말까 망설였다.

이유는 대학 발표도 아직 나지 않았고 발표 난다고 해도 기대하기 어려워서다.

도대체 대학이 뭐길래 한번뿐인 고등학교 졸업식마저 나는 안 가려고 했던 걸까?

설에 아들이 세배할 때 "너의 20대를 응원한다"라고 했는데 난 지금 응원하고 있는 걸까?

옹졸한 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들이 졸업식 전날 "엄마 올 거지?"

"아빠 안온 다고 해도 엄마는 꼭 와."라고 한다.

흔들린다.

 

졸업식날

"좀 늦어도 괜찮지?"하닌까.

"9시까지인데 좀 늦어도 될 거야."라고 한다.

아들이 먼저 나가고 나는 급하게 준비해서 꽃을 사러 갔다.

이왕 가는 거 꽃다발은 사들고 가야 하지 않나 싶었다.

9시 좀 넘어서 학교 운동장을 걸으며 학교 건물을 보는데 입학 설명회 들으러 왔던 기억이 난다.

먹먹하다.

'내가 이렇게 먹먹한데 아들은 어떨까?'라는 생각이 든다.

 

졸업식이 진행되는 중에 강단에 오르는 친구들이 많다.

갑자기  '인생에서 들러리는 되지 말아야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계속 걸어가다 보면 누구나 자신만의 강단 중심에 서는 날이 오겠지'하고.

 

합창부 친구들이 공일오비의 '이젠 안녕'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노래를 들으며 학사모를 쓰고 있는 아이들을 보니 진짜 끝이 아닌 시작임을 느낀다.

졸업하는 모든 학생들이 어떤 길을 갈지 모르지만 걷는 모든 발자국에 응원을 보낸다.

 

< 이젠 안녕 >  

노래 : 015B   1996.

 

우리 처음 만났던 어색했던 그 표정 속에
서로 말 놓기가 어려워 망설였지만
음악 속에 묻혀 지내 온 수많은 나날들이
이젠 돌아갈 수 없는 아쉬움 됐네
이제는 우리가 서로 떠나가야 할 시간
아쉬움을 남긴 채 돌아서지만
시간은 우리를 다시 만나게 해 주겠지
우리 그때까지 아쉽지만 기다려봐요
어느 차가웁던 겨울날 작은 방에 모여
부르던 그 노랜 이젠
기억 속에 묻혀진 작은 노래 됐지만
우리들 맘엔 영원히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다시 만나기 위한 약속일꺼야 함께했던 시간은
이젠 추억으로 남기고
서로 가야 할 길 찾아서 떠나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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