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기 그쯤인가.
시아버님이 잘 안 보인다고 해서 안과를 다녀오셨고.
안과에선 소견서를 써주며 큰 병원을 가보라고 했다.
퇴근 후 저녁에 찾아뵙더니,
다른 증상은 없고 두통이 심하다고 하셔서 타이레놀 드시고 다음날도 호전이 없으면 병원에 가자고 했다.
다음날 두통이 심하다고해서 급하게 응급실을 찾았다.
뇌혈관이 터져서 시력의 문제가 생기고 두통이 있었다고 한다.
연세가 있어 수술보다 약으로 피를 지혈하고 말리는 방법을 사용하자고 해서 일주일 입원해서 치료받았다.
그리고 1년이 지났을까?
갑자기 아버님이 어머님을 못 알아보고 이상한 아줌마가 집에 있다며 신랑한테 전화를 했고,
피해망상으로 누군가 본인 통장과 집문서를 가져간다고 하셨다.
대학병원 예약후 치매검사를 했고 치매판정을 받았다.
4년 동안 약을 드시고 계시지만 지연될 뿐 좋아지진 않는다.
치매는 주변을 힘들게 한다.
최근 기억이 없다 보니 매번 먹던 약이 아니라고 약 먹는 걸 거부하고,
피해망상으로 옛날 이야기를 하며 어머님을 힘들게 하고,
그때마다 저희 신랑은 아버님을 보러 가야 했다.
4년이나 흘렀지만 어머님과 신랑은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아버님이 엉뚱한 말씀을 하실 때마다 화를 낸다.
화를 내고 나면 신랑은 죄책감을 느낀다.
치매환자가 있는 가족의 일상이다.
누구는 얘기한다.
다른 사람에게 해코지하지 않고 욕하지 않고 집안 어지럽히지 않는다고 착한 치매라고.
그런데 내가 볼 때 착한 치매는 없다.
치매 환자가 있는 집은 다 저마다의 고통이 있다.
누구나 마주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먹먹하다.
그리고 이 시간도 그리워지는 날이 있을지 모르겠다.
'개미마음글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도 손기정문화도서관을 찾다 (2) | 2025.02.17 |
---|---|
졸업 끝이 아닌 시작이길 (0) | 2025.02.11 |
1년을 고민하고 퇴사를 했다 (1) | 2025.01.04 |
새삼 확인한 아빠의 사랑 (2) | 2024.12.28 |
오호통재라 嗚呼痛哉 (0) | 2024.1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