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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마음책방

벨벳 토끼: 장난감 말과 토끼가 나누는 대화 중에서

by 개미마음 2018. 6. 23.

 

 

<장난감 말과 토끼가 나누는 대화 중에서>

 

 

"나는 '진짜' 토끼가 되고 싶어. 진짜는 무엇으로 만들어졌을까?"

 

잠자는 아이의 머리맡에서 대로 들어온 장난감 토끼가 아이의 오랜 친구인 말 인형에게 물었다.

 

"진짜는 무엇으로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는 아무 상관이 없어. 그건 그냥 저절로 일어나는 일이야."

 

말 인형이 대답했다.

 

"진짜가 되기 위해서는 많이 아파야 해?"

 

다시 토끼가 물었다.

 

"때로는 그래. 하지만 진짜는 아픈 걸 두려워하지 않아."

 

"진짜가 되는 일은 갑자기 일어나는 일이야? 아니면 태엽 감듯이 조금씩 조금씩 생기는 일이야?"

 

"그건 아주 오래 걸리는 일이야."

 

"그럼 진짜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해?"

 

"아이가 진정 너를 사랑하고 너와 함께 놀고, 너를 오래 간직하면, 즉 진정한 사랑을 받으면 너는 진짜가 되지."

 

"사랑받으려면 어떻게 하면 되지?"


"깨어지기 쉽고, 날카로운 모서리를 갖고 있고, 또는 너무 비싸서 아주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하는 장난감은 진짜가 될 수 없어. 진짜가 될 즈음에는 대부분 털은 다 빠져 버리고 눈도 없어지고 팔다리가 떨어져 아주 남루해 보이지. 하지만 그건 문제 되지 않아. 왜냐하면 진짜는 항상 아름다운 거니까."

 

 

 

진짜의 가치를 모르고 살았던 것 같다.

어쩌면 순수한 아이들의 눈에 진짜를 구분하는 능력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것도 모르고 난 오늘도 아이를 가르치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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